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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 아담스미스 에세이대회 우수작(안소정)
2014-11-04 15:01:48 조회수1369

경제학부
안소정


제가 미국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2주에 한번씩 300불을 받는 인턴을 하고 있었고 월급을 받는 날이 4일 정도 남은 때였습니다. 수중에는 100불 정도를 남겨놓고 있었습니다. 그 날 따라 날도 무척 더웠고 입은 옷 또한 다가오는 여름에 맞지 않았습니다. 퇴근 후, 59st 에 위치한 옷 가게에 들어가서 옷을 입어봤는데 그 옷을 입은 제 모습이 정말 예뻤습니다. 제가 이렇게 예쁜 옷을 한국에서는 다시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느낄 정도로 예쁜 옷이었습니다. 가격은 80불정도, 이 옷을 지불하게 되면 저는 남은 4일은 계속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했습니다. 밖에 나오는 일은 한 달치 메트로 카드를 구입했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지만, 매일 김치와 젓갈을 도시락 반찬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점심시간마다 같이 일하는 외국인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겁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했냐하면 바로 앞의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에 들어가서 백화점 1층에 위치한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의 1달러짜리 피넛버터쿠키를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창가에 서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옷을 사고 남은 4일을 도시락을 싸서 다닐 것인가 아니면 좀 참을 것인가? 사실 인터넷으로 사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택배를 부치는 방법도 있었고, 월급을 받아서 그 이후에 사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겪은 뉴욕의 소비체계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순환이 빨라서 지금이 아니면 그 옷을 살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저 옷을 다시는 구경하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옷을 구매했습니다. 저 옷을 구매했을 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일들이 제가 이 옷을 구매했을 때의 행복감과 비교했을 때 더 작았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정말 예쁜 옷이었고 새로 산 옷을 입고 타임스 스퀘어에 가자 어느 외국인은 제게 입고 있는 옷이 정말 예쁘다며 어디서 샀냐고 물어봤습니다. 그 외국인의 칭찬이 예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제 옷에 대해 칭찬하는 말을 듣자 기분은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제가 그동안 고민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눈앞의 행복에 대해 먼저 반응하지는 않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일요일보다 금요일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남은 3일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여겼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뒤에 겪을 4일이란 시간은 아직 오지도 않은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기다리며 제가 지금 이 옷을 샀을 때의 행복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겠는가? 지금 현재 21살의 4일간 먹고 살 돈이 정말 필요한 제가 이 옷을 샀을 때 얻는 행복과 나중에 돈을 많이 번 후에 30대가 된 제가 이 옷을 샀을 때 얻는 행복이 똑같을까?’ 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의 순간이 올 것이고 그 순간마다 중점으로 두는 선택의 기준은 모두 다를 것입니다. 어떤 것은 지금 당장을 생각하며 선택하고 어떤 것은 나중을 생각하며 그 결과를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제 선택이 나중에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현재의 행복을 소중하게 여겨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미래의 화폐가치나 이자율처럼 감가상각 되는 수학적 가치가 아닌 그 당시의 상황과 그 당시의 시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굉장히 주관적인 요소입니다. 그리고 인생은 짧습니다. 젊음 또한 쏜 화살처럼 지나가 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현재, 20대에 느낄 수 있는 행복이나 많은 경험들은 이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일 것입니다. 그때 그때의 사소한 행복에 집중한다면 그 행복들이 모여서 나중에는 더 큰 행복을 불러 올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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