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청춘(靑春)을 살 수 있을까
성명 : 경제학부 김민석
5월은 변화의 계절이다.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고 20대 청춘들의 마음에는 변화에 대한
동기가 움튼다. 높기만 한 취업의 관문을 뚫기 위해 각종 자격증과 토익 점수 등을 준비하
던 20대의 시기에는 누구나 한 번쯤 좌절의 시기가 온다. 그리고 그 좌절감을 이겨내기 위
해 내부로부터 존재하던 변화에 대한 그 마음이 적절한 유인에 동하여 행동으로 나타나는
마법이 이루어진다. 나의 5월도 그랬다. 뭐하나 제대로 되가는 것 같지 않아 방황하던 그
시절에 내 마음속에선 무언가라도 해야 한다는 강한 관념에 사로잡혀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더 20대가 지나가기 전에 외국으로 나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할
수 만 있다면 영어권 나라에 가서 영어 실력도 더 늘리고 싶었다. 게다가 20대의 청춘의 도
화지를 푸르게 채워줄 추억도 쌓고 싶었다. 이렇게 마음이 동하여 나의 감정은 이미 어딘가
로 떠나고 싶었지만 강한 경제적 예산제약에 발이 묶이고 있었다. 돈이 부족했다. 마음의
동기는 간절하나 경제적으로 그럴 수 없었다. 그렇게 뭐가 없나 알아보던 중 나의 눈에 띄
었던 것은 ‘호주 워킹홀리데이’였다.
호주는 세계 국토면적 순위 6위에 달하는 7,741,220km²에 달하는 광대한 대륙으로 우리나
라 국토면적의 약 77배에 달하고 이에 비해 인구는 우리나라의 절반 이하인 약 22,262,501
명으로 세계55위에 해당할 정도로 그 인구가 적다. 그러다보니 호주는 이런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20대의 혈기 넘치는 청년들을 불러 모은다. 모두가 조금씩 다른 목적을
갖고 왔지만 크게 보면 대부분 몇 가지에 공감(sympathy)하여 돈과 여행, 영어를 위해서
호주를 방문한다. 내가 갔을 당시에도 한국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고 다음으로는 프랑스, 일
본, 영국, 독일 정도 순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온 내 나이 또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리고 그들도 역시 같은 목적으로 호주에 찾아와 일자리를 구하고 같은 coworker로서 일을
하곤 했다. 이곳에서는 일을 구하면 충분히 먹고 놀러 다닐 수 있다는 강한 경제적 유인이
있었기에 이러한 현상이 가능했다. 실제로 내가 호주에 있었을 당시 토마토 농장에서 일주
일에 한화로 약 100만원을 벌 수 있을 정도였고 이러한 충분한 경제적 유인과 변화에 대한
20대들의 동기가 합쳐져 이런 노동력 공급이 호주에 가능하게 되었다. 자칫 외국인 노동자
처럼 자신을 받아드리고 힘들어 할 수 있으나 자신이 강하게 갈망해서 호주로 온 대부분의
20대 학생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성취감으로 버텨내고,
오히려 더 열심히 일에 참여하여 그에 맞는 합리적인 임금을 받아갔다. 그러다 보니 호주는
턱없이 부족한 노동력 공급을 가장 건강하고 활발한 20대의 질 좋은 노동력으로 그 부족분
을 채울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노동력 공급이 자칫 한곳으로 몰릴 수 있는 현상을 막기
위해 호주는 워킹홀리데이 정책에서 비자를 1년 연장하기 위해 농장에서 3개월의 근로를
요건으로 해놓았다. 대부분의 농장에서의 일은 수확기에 가장 일손이 많이 필요하고 이러한
수확기는 길어야 2~4주 정도 지속될 뿐이다. 그러다보니 기본적으로 이 3개월을 채우기 위
해서는 2~3곳 이상의 농장을 돌아다녀야 해당 요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광활한 대
륙에 1차 산업인 농업과 목축업이 넓게 분포한 호주 전역에 질 좋은 노동력을 공급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20대들의 노동력 공급은 또 다른 파급효과를 낳는다. 돈을 벌기 시작한 이
들은 이제 더 큰 돈을 벌고 싶어 한다. 그리고 너무나 큰 대륙이기에 자동차의 중요성을 절
감하게 되고 중고차를 매입한다. 중고차는 더 많은 지역에 일을 하러 다닐 수 있게 만들고
더 빨리 해당 수확시기에 맞춰 유동적으로 지역을 돌아다니며 일을 선점 가능하게끔 만든
다. 그리고 충분히 많은 돈을 벌은 이들은 호주의 다양한 해양스포츠와 관광에 아낌없이 돈
을 쓴다. 이기적 동기(self-interest)로 시작한 자동차의 구입이 호주 전 지역의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펌프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무도 그렇게 하라고 시킨 적은 없지만 마치 아
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과 같이 이기적 동기에 의해 스스로 알아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호주를 누비는 20대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호주 곳곳에 노동력을 공급한
다. 호주의 워킹홀리데이라는 심장이 만들어낸 신선한 혈액은 호주 전역으로 파고들어 곳곳
에 활기를 띄게 하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낄 수 있는 이 워킹홀리데이 정책이 세계 12위
의 GDP 1조5859억$를 만드는 하나의 중요한 초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나의 경험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해보고 이를 우리나라에 도입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요즘같이 한류에 대한 인식이 좋은 상황에서 동남아사이아의 여러 대학생들을 우리나
라에 워킹홀리데이 형식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면 부족한 농가에 중요한 일손을 거둘 수 있
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이바지 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호주와 같이 일한 만큼 충분
히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시스템이 구축되고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본
다. 그래야 그들의 마음의 동기와도 잘 합치 되어 올바른 방향으로 정책이 수행될 수 있다
고 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에 대한 동경으로 한국을 찾아와 그들의 나라에서 벌 수 있
는 소득보다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덤으로 그들이 원하는 한류를 몸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적으로는 무관해 보일 수 있는 이러한
대학생들의 워킹홀리데이 정책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아시아 속에서 한국의 이
미지를 신장시킬 수 있다고 보는 이러한 관점이야 말로 요새 들어 항상 애매모호하게만 인
식하고 있는 창조경제와 비슷하지 않을까 미천하고 얕은 지식이지만 생각해본다. 워킹홀리
데이라는 작은 정책에 아담 스미스에 의하면 그들의 이기적 마음(self interest)과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비경제적 동기인 공감(sympathy)이 어우러져 돈 주고도 사기 힘든 20대들의
뜨거운 청춘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