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돈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행동경제학을 이용하라(행동경제학을 통해 본 해결 방법)
성명 : 경제학부 형민준
작년 4월 26일,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 제 1 학술관에서 PT 및 마케팅 전문가이자
‘PT 불패의 법칙’, ‘스노우 볼 게임’ 책의 저자인 이현 씨를 모시고 200명 공개 특강을 진
행하였다. 이현 씨는 종합 광고 대행사 수석 디렉터를 역임하였고 대한민국 광고대상과 마
케팅 대상을 다수 수상했을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보유하신 분이였다. 그는 강의에서 PT의
마술사가 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하며, 고객들에게는 어떠한 마음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실제 경험으로부터 체득한 자신 만의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알려 주었
다. 200개의 좌석은 꽉 찼고 2시간 동안 큰 웃음과 감동으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상당
수의 학생들이 경상대학 소속이었는데 그들은 PT와 광고, 경영학 그리고 경제학 등을 연결
시키며 자신들의 전공에 대한 관점으로 강의가 끝난 후 이현 씨께 질문을 쏟아냈다. 이러한
200명 공개 특강의 주최 및 주관을 맡은 내가 소속된 자치단체는 학생들의 열광적인 반응
에 뿌듯했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현 강사를 섭외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현 강사의 1회 강연비용은 족히 300만원
을 넘는 수준이었는데, 자치단체 팀의 예산으로는 결코 모을 수 없는 금액이었다. 굉장히
난감했다. 이현 강사는 대학생들에게 호응도가 높은 강사였고 PT skill은 사회생활에서 결
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었기에 어떻게 하면 섭외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다. 한 참
동안을 고민했는데도 불구하고 묘책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뜻밖의 순
간,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고민만 하고 머리가 아팠던 나는 머리를 식히려 내 방을 아무 생각 없이 둘러보는 순간,
책장에 책 한 권이 보였다. 그 책의 제목은 ‘상식 밖의 경제학’(댄 앨리얼리 지음, 청림출판)
이었다.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예전에 읽었던 이 책의 일 부분 중,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에 대한 방법론이 적혀 있었다. 나는 번쩍 일어나 책을 살
펴봤다. 책의 삼분의 일 정도 되는 부분에 ’사람들은 돈이 아닌 명분 때문에 일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적힌 미국 퇴직자협회 이야기를 찾았다. ‘몇 해 전에 미국 퇴직자협회는
일부 변호사들에게 빈곤한 퇴직자들을 위해 시간 당 30달러의 적은 비용으로 법률 자문을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변호사들은 고사했다. 그 이후 미국 퇴직자협회의 프로그램 담당자
는 기발한 생각을 했다. 그는 변호사들에게 빈곤한 퇴직자들을 위해 무료로 법률자문을 해
줄 수 있는지를 다시 물었다. 놀랍게도 변호사들은 승낙했다.’는 내용이다.
나는 이와 흡사한 방법으로 이메일 보냈고 이현 씨를 생각보다 수월하게 섭외했으며 성황
리에 강연을 마칠 수 있었다. 이메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단체는 한양대 학우들을
위해 좋은 연사를 모셔서 공개특강을 만드는 콘서트 기획-제작 단체 입니다. 공교롭게도 우
리에게는 이현 강사님을 모실만한 예산이 없습니다. 물론 다른 학우들에게도 이만한 돈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현 강사님의 경험과 기술은 돈 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강연을 해주신다면 우리 한양대 학우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고 용기와 희망을
잃은 요즈음 20대들에게 열정을 갖게 하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
겐 강사님의 경험과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강사료는 없지만 생각해보면 공짜가 아닙니다.
이현 강사님이 미래의 인재를 키우시는 좋은 밑거름이 되어 더 좋은 인재를 배출 할 수 있
도록 영향력을 선사해 주십쇼. 그들도 이현 강사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 먼 훗날 대한민
국의 예비 인재들을 위해 기부특강을 해줄 수 있는 선순환 구도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돈, 강연비용, 액수, 회당 가격 등 금전적 가치가 말로 표현되는 순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는 시장규칙(돈)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수입과 평균 매출 그리고 시장에서의 적정
가격을 생각하여 본인이 보통 받는 액수보다 낮으면 본인의 가치가 낮게 느껴지는 것과 같
은 기분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돈이 언급되지 않으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시장규칙이 아닌 사회규범(명분)을 적용하여 사회가 자신을 원하고 필요로 함을 느끼며 기
꺼이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주는 상식 밖의 경제학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
면 비정상적인 행동일 것만 같지만 결코 비정상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것 또한 경제학, 즉
사람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한 경제학으로 ‘행동경제학’이 되어 사회에서 작용되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은 이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적용된다. 특히 문화콘텐츠 관련 업종에는 지속
적으로 일하려고 하는 나로서는 그러한 광경을 여러 번 목격하게 되고 그 순간 행동경제학
적인 접근을 하게 된다. 그럴 때 마다 곧 잘 해결하는 내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뿌듯해하면
서 경제학 전공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도 한다.
경제학은 항상 돈의 논리로만 흘러가진 않는다. 물론 나는 경제학 하면 돈의 가치, 효율성
으로만 움직이는 합리성만 따지는 학문으로 생각해 왔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경제학의
여러 논리를 체득한 후 결코 인간미가 없진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 경제학은 사람과 사람사
이를 분석하는 또 하나의 심리학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가 먼저인 것이다.
효율성만을 따지는 과정이 때로는 효과적인 결과를 낳지 못한다는 일례를 사람들은 많이
보아왔다. 그럴 때, 잠깐 사고를 전환하여 행동경제학적인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그 순간
본인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수월하게 닥쳐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