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학과 평가에서 ERICA 경상대학 보험계리학과가 3등을 차지하였다.
아래는 보험계리학과 심현우 교수님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보험계리학과는 어떤 것들을 배우는 학과인가요?
쉽게 말해, 계리학은 쉽진 않습니다만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입니다. 즉, 보험학과 계리학은 미래의 위험을 평가, 예측, 관리하여 기업은 지속적인 경영을 가능하게 하고 사회는 안정적이고 평등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도록 돕는 학문입니다. 학문적으로는 수학, 통계학과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혹, 계리학이 보험에만 국한된 학문이 아닌가라고 의문이 드실 수도 있으나,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과 생물은 위험을 회피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제적, 자연적 선택을 매순간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계리학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이 보험산업이기는 하지만, 많은 기업들에서 인공지능을 위시한 기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업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계리학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위기는 곧 계리인에게 기회입니다.
- 보험계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어떤 진로로 나아갈 수 있나요?
국내에는 대략 50여 개의 보험회사가 존재합니다. 생명보험회사에서는 생명보험, 제3보험, 퇴직연금보험, 손해보험회사에서는 일반손해보험, 자동차보험, 장기손해보험을 다루며, 상품개발, 계리적 가치산정, 리스크관리, 계리IT, 경영기획, 영업기획, 보험심사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유사보험(부정적 의미가 아님)회사도 있는데, 각종 공제기관 예를 들어, 축협, 수협, 신협, 우체국 등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익히 잘 예상이 가능하실 것 같고 지금부터는 잘 모르실 것 같은 분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험사가 가입하는 보험을 재보험이라고 하며, 덩치가 굉장히 큰 재보험사로도 진출합니다. 계리에 특화된 계리컨설팅기업들(법적으로 계리법인) 또는 회계법인 내 계리컨설팅 부문으로도 많이 진출합니다. 전통적으로 보험사의 부채평가, 리스크평가, 계리자문 등을 수행합니다. 최근에는 보험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리스크관리감독제도인 K-ICS가 시행 예정인데, 계리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계리컨설팅의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계리컨설팅 회사들이 소기업이다 보니 회피하거나 합격하더라도 열등감을 느끼는 취업준비생들을 간혹 마주치곤 하는데, 절대 그러실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계리컨설팅사를 첫 직장으로 적극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남에게 조언을 해준다는 것(컨설팅)은 그만큼 실력이 우위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컨설팅사에서는 폭넓게, 그리고 더 높은 수준에서 업무를 배울 수 있습니다.
계리로만 진로가 정해진 건 아닙니다. 손해사정, 보험중개로도 진출하며, 퇴직연금, 자산운영, 신용평가, 일반 리스크관리 등 은행, 증권 분야로도 진출합니다.
- 보험계리학과만의 차별화된 특성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국내 유일의 보험계리학과이며, AACSB 경영교육 인증, UCAP–Advanced Curriculum 계리교육 인증 등을 받았습니다. 보험실무는 계리사 자격증과 별개입니다. 전문가 특강, 계리소프트웨어 실습이나 현장실습 등의 기회가 있으며 적극 권장합니다. 그리고 계리는 융합학문이며 계리인에게는 협업과 의사소통이 중요합니다. 이끔이-따름이(멘토-멘티) 프로그램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통해 선후배 간의 우정과 화합을 다집니다.
보험전문인반을 운영하며 보험계리사와 손해사정사 등에 초점을 맞추어 각종 보험전문인 자격증 취득 준비생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보험과 계리에 관한 각종 도서와 리소스들, 최신 산업동향 등 각종 정보들이 많습니다. 또한 한양계리경진대회를 매년 2학기에 개최하여 계리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습니다. 관심있는 학생들은 지원바랍니다. 계리학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 보험계리학과가 학과평가에서 3등을 차지했는데, 이에 대해 소감은 어떠신가요?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봐온 저로서는 사실 이 정도 평가를 기대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여전히 미안함이 듭니다. 앞에서 계리학이 융합학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경제학부, 경영학부, 회계세무학과 교수님들께서 보험계리학과 학생들을 위해 강의를 열어주시고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국내 유일의 보험계리학과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인재양성과 연구에 계속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1등이 아닌만큼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그렇다면 보험계리학과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도교수로서 리스크관리 뿐만 아니라 인생관리에도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지도교수를 믿고 허심탄회하게 인생과 진로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으며 상담에 응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종착지가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자기를 돌아보는 과정에 있으며, 다들 치열하게 살았으니까요. 다음에 1등을 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면 보험계리학과 학생들이 싫어하려나요? 하하. 또한 바쁘신 와중에도 연구에 매진하신 학과 교수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디언 격언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보험계리학과가 작지만 유일한 학과인만큼, 이 학과가 커 나가도록 보험산업 내 많은 실무전문가분들, 임원분들께서도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 앞으로 보험계리학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한양대 내 타학과, 국내 대학들, 해외 대학들과 교류의 폭을 넓혀서 여러 학생들이 들어오고 나가서 다양성을 넓히고자 합니다. 보험계리학과의 부족한 면을 채우고 잘하는 부분을 다른 곳에서 기여하다보면 상생의 길을 찾지 않을까 합니다.
학문과 산업의 중간지대에서 벤쳐창업을 통해 지식연구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교수님들끼리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양계리컨설팅’을 창업하면 어떨까 얘기를 나누어 보았거든요. 보험사들이 대형기업들이지만 보험분야에도 창업의 길은 있다고 생각하고, 훌륭한 학생들과 훌륭한 연구가 한양대 보험계리학과 뿐만 아니라 보험분야 전체적으로 묻혀져 있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숨은 보석이 더 밝게 빛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보험계리학과와 관련하여 인터뷰를 진행해 주신 심현우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처럼 보험계리학과는 2023학년도 학과 평가에서 3등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유일의 보험게리학과인 만큼 앞으로의 발전과 성장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