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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현장의 고민도 해결” … 에리카캠 ‘기업 맞춤형 MBA’ 인기
▲ 경기도 수원시 파크시스템 본사 대회의실에서 원자현미경을 제조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인 ‘파크시스템스’의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학교의 ‘Park Mini MBA 과정’에 참여해 신제품 마케팅 전략 등 회사가 당면한 과제에 대해 조별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한양대 제공
■ 한양대학교 혁신적 산학협력 호평
경영이론만 가르치는 방식 넘어 산학이 문제진단후 해결안 찾아
필요한 분야별로 최고교수 섭외 주가 성장 따라 인센티브 제공
팀장급 이상 직원 25명 참가한 현미경 제작사 ‘파크시스템스’
매출·영업이익 37%·86% 급증
세계 최초로 원자현미경을 상용화한 중소기업 ‘파크시스템스’의 팀장급 이상 직원 25명이 경기도 수원시 파크시스템 본사 대회의실에 모였다. 기술력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로 국가가 나서 핵심 기술로 지정해 보호할 정도로 뛰어난 회사지만, 경영상 부족한 점이 있어 보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파크시스템스가 만드는 원자현미경은 탐침을 통해 나노미터(㎚) 수준의 3차원 형상을 계측해 분석하는 장비다.
전기·열·광 전도량 등을 나노 단위 이하로 파악할 수 있어 반도체, 바이오, 생명과학 분야에서 쓰인다. 관련 산업이 발전할수록 원천 나노 계측기술을 보유한 회사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997년 창업 당시 12명이었던 직원이 올해 7월에는 300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황과 시장 침체에도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7%, 86%나 급증했다. 회사의 덩치는 날로 불었지만, 엔지니어들만 모인 조직이라 관리자들의 회계 재무, 마케팅, 조직 관리는 미흡했다.
파크시스템스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경상대학과 산업경영연구소가 손을 내밀었다. 회사와 산학협력협정을 체결하고, ‘Park Mini MBA 과정’을 개설해 한 학기 동안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직접 과제 및 토론을 통해 기업 운영과 신제품 마케팅 등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학기에 이어 2학기 두 번째 과정을 운영 중인데 반응이 뜨겁다.
파크시스템스 조연옥 전무는 “기업의 외형적 성장에도 바쁜 중소기업 환경에서 회사의 미래 리더들을 발굴해 육성하는 데는 인적·물적 어려움이 많았는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경상대학에서 발 벗고 나서줬다”며 “1기 과정에서는 신제품 출시를 위한 전략을 기대 이상으로 도출했는데, 2기 과정에서도 회사의 중간관리자들이 어떤 성과와 내적 성장을 이뤄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학과 기업 간의 산학협력 방식이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기업 맞춤형 MBA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기업을 상대로 대학교수들이 경영학 이론을 수업하는 방식을 넘어 해당 기업이 가진 문제를 산학이 직접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양대의 혁신적 교육 방법인 IC-PBL(Industry-Coupled Problem-Based Learning·산업연계 문제해결형 교육) 방식이 적용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주임교수인 전상길 경영학부 교수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전통적인 기업 교육 방식이 아니라 회사의 현안에 대해 참여한 직원들이 3개월 동안 팀별로 경쟁적으로 해결하도록 했다”며 “경영전략 비즈니스시뮬레이션 국내 최고 기업인 ‘B2L Soft’와 협력해 중간간부들이 실제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팀별 전략적 의사결정을 직접 실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회사를 위해 분야별 최고의 교수진을 섭외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경상대학 내부 교수진뿐만 아니라 B2B 마케팅의 최고 전문가인 한양대 서울캠퍼스의 한상린 교수, 주문형 생산메커니즘의 속성 이해에 가장 밝은 조부연 제주대 교수, 디자인 리더십의 최고 전문가인 한양대 디자인대의 송지성 교수 등 외부의 전문교수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수업의 최종 평가 방식도 흥미롭다. 산학협력의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기 위해 실제 파크시스템스의 주가 성장률에 따라 강의를 하는 교수진과 회사 팀장들 모두에게 집단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강의 시작일의 주가와 종료일의 주가를 비교하는데,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올리고, 제시된 문제에 대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하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