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중국 상품 소비, 과연 나는 합리적으로 소비하였을까?
중국학과/경제학부 이보미
2011년 2학기에 중국에서 현지학기제로 한 학기를 머무를 때의 일이었습니다. 중국의 수수시장은 다양한 짝퉁 상품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실제로 중국어를 사용해보고, 중국에서 쓸 지갑도 사기 위해 친구와 함께 수수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많은 상인들과 고객들로 시장은 붐볐습니다. 그 중 아무 상점에 들어가서 원하는 모델의 지갑을 문의했습니다. 그랬더니 상인이 바로 가격을 알려주면서 판촉을 시작했습니다. 수수시장의 가격 거품이 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와 가격 흥정에 들어갔습니다. 실랑이 끝에 적당한 가격으로 거래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더 저렴한 가격에 산 사람이 있었고, 오랜 시간 가격을 흥정했음에도 우리는 소위 말하는 바가지를 쓰고 왔습니다.
후에 친구와 함께 다시 수수시장에 상품을 사러 갔습니다. 이미 발품을 팔아 가장 저렴한 가격을 알아보고 온 후였기 때문에, 우리는 가장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상인의 태도는 달라졌습니다. 물건을 던지다시피 주면서 돈을 요구했습니다.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못한 불만을 표출한 것입니다. 그렇게 상품을 구매하고 난 후 우리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샀지만, 유쾌하지 못한 기분으로 돌아왔습니다.
수수시장을 가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중국에서는 한 번 흥정을 시작하였다면, 당신은 반드시 그 점포에서 물건을 사게 될 것입니다. 흥정을 하는 동안 상인은 고객이 도망가지 못 하게 팔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객이 간신히 팔목을 풀고 도망을 쳤다고 끝이 아닙니다. 물건을 팔지 못한 상인은 당신을 향해 5개 국어의 욕을 할 것입니다. 세계 어느 사람이라도 그 중 하나의 욕은 알아 듣게 될 것입니다.
합리적인 소비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는 소비를 말합니다. 저는 중국에서 과연 합리적으로 소비를 하였을까요? (단, 여기의 가정에서 짝퉁거래가 불법이라는 것은 고려에서 제외하겠습니다.) 비용 측면에서 본다면, 저는 누구보다 합리적은 소비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저는 매몰 비용와 기회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바가지를 쓰지 않기 위해 팔았던 발품과, 흥정을 위해 들인 시간들도 비용에 고려된다면, 저는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더불어, 현실에서 저에게 편익을 주는 요소는 매우 다양합니다. 저의 경우는 상인의 서비스와 쇼핑의 즐거움 등도 소비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소비를 하는 동안 붙잡혀 있던 저의 손목의 불편함, 언성을 높여가며 하는 실랑이와 물건을 팔자마자 돌변하는 상인의 태도는 저로 하여금 불쾌감을 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제가 상품을 사서 느낀 만족감은 이미 잊혀져 버렸습니다
단순히 물건의 가격만 본다면 저렴한 중국 상품을 사는 것은 합리적인 소비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소비는 이론보다 더 복잡하게 이뤄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중국에서 상품을 구매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나의 비용과 편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후에 결정하여 모든 면에서 합리적인 소비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