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부 에세이대회

2016-1 아담스미스 에세이대회 우수작(주*환)
2016-07-12 14:07:51 조회수413

학교 앞 PC방 이대로 좋은가?

 

 

 

 

나는 PC방을 애용한다.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방과 후에는 친구들과 함께 PC방에서 게임을 즐겼고, 성인이 된 지금도 친구들과 함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주 간다. 뿐만 아니라 티켓팅이나 수강신청 등 빠른 인터넷 환경이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PC방을 찾는다. 따라서 대학생인 나는 대학교 앞의 PC방을 자주 이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학교 앞 PC방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PC방 가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시간 당 1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나기는 하지만 거의 1000원에 수렴하는 걸로 봐서는 이는 수많은 피시방의 공급과 그 피시방의 수요자에 따른 완전경쟁시장에서의 균형가격이 1000원이고 따라서 개별 PC방들은 그 가격을 시장가격으로 받아들여서 자신의 가격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산 지역의 경우에는 안산에서 10년 이상 살아본 경험으로 봤을 때 피시방의 가격은 1000원이 대부분이고 그보다 낮은 800원의 경우도 빈번히 볼 수 있었고, 심지어 500원인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학교 앞 PC방의 가격은 예외에 속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표 PC방이라고 할 수 있는 ‘ㅅ` PC방과 ’ㅇㅈ` PC방의 시간 당 가격은 1200원이다. 1학년이었던 2012년에도, 제대하고 복학했던 2015년에도 1200원이었다.

왜 그럴까? 학교 앞 지역을 사실상 두 PC방이 과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시장원리에 따르면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베르뜨랑(혹은 버틀랜드, bertrand) 모형에 따르면 두 PC방은 거의 실내 크기나 시설, 학교와의 접근성 등이 유사하여, 동일한 제품을 생산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두 PC방의 가격은 완전경쟁처럼 P=MC인 점으로 수렴한다. 왜냐하면 1200원에서 한 PC방이 가격을 조금만 내리면 학교 앞 시장 전체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둘 다 완전경쟁시장가격인 1000원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앞 PC방들은 1200원의 가격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수년간 계속해서 유지해왔다. 이는 조심스럽게 담합을 하였다고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4년간 학생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상당히 제기되어 왔고 나도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PC방하면 시간 당 1000원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인데 1200원의 가격은 상당한 부담이 되었고, 그래서 나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학교 앞 지역에서 지역과점을 하고 있는 이 PC방들을 학생들은 상당수 어쩔 수 없이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불만 제기에도 1200원이 계속 유지된 현상을 본다면, 이는 담합의 경우라고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올해(2016년) 초 이러한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생겼다. 올해(2016년) 1학기 초에 학교 앞에 새로운 PC방인 `ㅆㄹㅍ` PC방이 생겼는데, 이 PC방은 접근성 면에서도 `ㅅ‘ PC방과 ’ㅇㅈ‘ PC방과 비슷하지만, 가격은 1000원으로 이 PC방들보다 저렴하며, 또 PC의 성능과 시설도 ’ㅅ‘ PC방과 ’ㅇㅈ‘ PC방보다 우수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저렴하면서도 높은 효용을 줄 수 있는 `ㅆㄹㅍ’ PC방이 학교 앞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용하는 학생들의 평판도 상당히 좋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자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지난 수 년 동안 1200원의 가격을 유지했던 ’ㅅ‘ PC방과 ’ㅇㅈ‘ PC방은 가격을 동시에 시간 당 700원으로 내렸다. 이를 통해 담합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PC방들 간에 가격 경쟁이 일어난다면, 예를 들어 순차적으로 100원 단위씩 할인하며 가격 경쟁이 일어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겠고, 또 큰 단위의 할인을 하더라도 PC방 마다 할인 폭이 다르게 경쟁할 것이다. 하지만 두 PC방이 동시에 700원이라는 가격으로 심지어 PC방의 완전경쟁시장가격인 1000원보다도 더 낮은 가격으로 가격을 내렸다는 것은 충분히 담합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행동을 하는 두 PC방은 아마도 하나의 기업처럼 행동을 하여 700원이라는 완전경쟁시장 가격보다도 낮은 가격을 이용하여 가격전쟁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게임이론에서 말하는 기존 기업들이 새로운 기업의 진입 봉쇄를 위하여 진입장벽을 만든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비슷한 조건이라면 가격이 저렴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점을 이용하여 당장은 이윤이 적더라도 700원으로 운영을 하다가 1000원에 운영하고 있는 ‘ㅆㄹㅍ’ PC방이 가격 경쟁력에 밀려 폐점하게 되면(시장퇴출) 다시 가격을 1200원으로 올릴 것이라고 예상이 된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우선은 두고 볼 일이다.

비단 이러한 담합 현상이 우리 학교 앞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실제로 부천시 원미구의 어떤 지역에서는 PC방들 간에 1100원으로 담합을 하였다가 죄수의 딜레마로 한 PC방이 배신하고 가격을 700원으로 내린 후 PC방들 간의 가격 경쟁이 일어나 일시적이지만 300~400원까지 가격이 내려간 사례가 있다.

이처럼 담합은 PC방들에게 더 높은 이윤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가격전쟁이 일어날 경우 상당한 피해를 준다. 담합은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엄연한 불법이다. 이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도 침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는 한편 ‘새민주’의 이상직 의원은 2015년 10월 ‘PC방 유통규조 개선법’이라는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PC방 요금인하 경쟁을 막는 법안으로, 가격 담합을 막기 위한 공정거래법이 PC방 업주와 같은 소상공인을 과도한 경쟁으로 몰아 페업을 부추긴다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이 법안이 시행된다면 PC방들 간의 적정수준의 담합이 허용될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통해 봤을 때 PC방 업계를 위해 과연 PC방들 간의 담합 허용이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경쟁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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