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부 에세이대회

2016-1 아담스미스 에세이대회 우수작(이*연)
2016-07-12 14:01:56 조회수328

나날이 맛있는 나의 밤  

 

 

재작년에 10년만에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새 집은 여러모로 좋은 점들이 많았다. 더 넓어진 집... 집 앞의 화단.. 스쿨버스 정류장과도 가까워서 학교 통학도 더 편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홈 플러스(대형마트) 와 가깝다는 점! 걸어서 채 5분이 걸리지 않는 거리에 대형마트가 있다는 건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을 것이다. 아무래도 이전 집처럼 30분은 걸리는 거리에 있는 것 보다 선택에 따른 시간적 기회비용이 적게 들테니. 

 

이사한지 한달쯤 되던 날 그날따라 출출함이 가시지 않았다. 집에 냉장고를 열어봐도 먹을 만한건 보이지 않고 배달음식을 시켜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바로 코앞에 있던 홈 플러스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면 홈 플러스에서 즉석식품을 밤 시간쯤 되면 싸게 팔았던 것이 기억났다. 이전엔 알고서도 너무 먼 곳에 있었기 때문에 접근성의 문제로 못 갔지만 이사 온 후론 문제되지 않는 일, 곧장 밖으로 나갔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0개들이 초밥세트 한팩에 7,000원짜리가 두팩에 만원 7000원 짜리 새우튀김이 3000원, 12,000원짜리 치킨이 4000원! 그 날 이후로 나의 출출한 밤의 야식은 집 앞 홈 플러스의 즉석식품들이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그렇게 밤마다 야식을 사기 위해 자주 나가게 되면서 이것이 의외로 언제나 쉽게 싼 가격에 사먹을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날은 너무 빨리 가서 할인을 하지 않고 정상가격에 판매하고 있었고 어떤 날은 너무 늦게 가서 재고가 이미 동난 상황이었다. 또 어떤 날은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가서 재고가 남아 있었지만 종업원이 잔고 딱지를 붙이고 치워 버렸다. 그렇게 허망하게 싼값에 먹고 싶었던 웨지감자를 놓친 날 문득 이 상황을 경제학적으로 보면 어떨지 궁금해졌다.

 

우선 1+1이나 물품 가격 할인은 기본적으로 가격차별의 전형적인 행위이다, 가격차별은 동일한 상품을 구입자에 따라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수요자 개별 정보를 모른다는 가정 하에서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수요자의 정보를 예측하는 방식인 2급 가격차별이 현재 상황과 가장 부합한다. 평소 시간대에는 야식상품 가격에 비해 내가 느끼는 효용값이 적어 구입을 하지 않았지만 판매자는 생산자들의 소비성향을 모르지만 시간에 따라 가격을 차별해 나와 같은 소비계층의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상품의 특성역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초밥, 치킨, 새우튀김과 같은 야식거리들, 보통 구매하는 음식들과 다르게 이미 완제품인 상태이다. 오늘 제작한 음식들을 내일 팔아치울 순 없을 터이다. 즉 영업이 종료된다면 가치는 0이 되는 것. 생산된 이후로 가치가 꾸준히 하락하는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원가가 얼마이던 간에 결국은 팔아 버리는 게 손해를 최소화하는 행동인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그렇다면 왜 웨지감자를 팔 때는 잔고딱지를 붙이고 그냥 치워버렸을까?

 

내 판단은 가격의 마지노선의 존재다. 즉석식품은 결국은 가치가 0이 되어 폐기처분됨에도 판매하는 종업원에게 아무리 흥정을 해도 특정 가격이하로는 구매 할 수 없었다. 아마 형평성의 문제나 특정시간의 과도한 가격하락은 나와 같은 소비계층 이외에도 소비자 잉여를 늘리려는 상위 소비성향 계층 사람들까지 끌어내릴 가능성을 염두해 둔 한계할인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 것 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당시 종업원이 폐기한 음식을 챙기며 하던 말이 기억났다. “가져가야 겠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폐기상품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꽃이라던 말도 함께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의 상품 구매엔 판매자인 홈플러스와 구매자인 나 이외에도 종업원의 가치판단이란 다른 변수가 섞여있던 것이다. 일반 상품의 구매상황이라면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가치가 0 이 되기 직전의 상품 그 가격의 하락을 노리고 접근한 ‘나’라는 구매자 그리고 상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역할을 맡는 ‘종업원‘ 라는 특수한 상황이 물품의 교환의 변수로 나타난 것. 즉 가치가 0이 되더라도 그것은 홈플러스라는 판매자의 가치이지 이것을 판매하고 있는 종업원의 가치는 그 폐기품을 본인이 소모하며 얻는 만큼의 이상이므로 해당 물품을 판매할 때 가지는 인센티브가 그보다 적다면 구매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가 있더라도 해당 물품의 판매를 하지 않고 결국 판매자 손해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의 효용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웨지감자의 교훈을 떠올리며 정확한 시간대에 아직 폐기하기 이른 시간에 가서 할인된 가격이 초밥세트를 사 먹ᄋᅠᆻ다. 맛있는건 좋은데 밤에 계속 이렇게 먹어도 되는건가? 체중계에 올라가기 무서워지는건 왜일까... 내 몸에도 슬슬 긴축재정이 필요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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